과거의 인연들이 현재의 우리를 얼마나 살려내는가. 이번 명탐정 코난 애니메이션 극장판 ‘척안의 잔상’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미 우리 곁을 떠난 사람들이 살리고 있는 우리의 삶을 우리는 얼마나, 어떻게 이어가고 있을까. 그리고 이 곡은 그 주제에 훌륭히 부합하는 OST였다. 최근 명탐정 코난 극장판에 삽입된 곡들은 대부분 장엄하면서도 정석적인 사운드를 활용하는 곡들이 다수였다. 뿐만 아니라 ‘킹누’라는 아티스트가 여태까지 발매해온 곡들의 역사를 보더라도, 이 곡은 그 두 흐름을 끊음과 동시에 납득하도록 하는 곡이다. 기본적으로 밴드 사운드에 축을 두고 있지만, 보컬을 비롯해 퍼커션과 베이스 등을 모두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프로듀싱했다. 킹누의 팬들에게는 아쉽겠지만, 명탐정 코난의 팬들에게는 아주 큰 만족감을 주는, 전체적인 세계관을 반영함과 동시에 킹누의 음악에 새로움을 더할 변곡점이 되는 곡으로 보인다. 브릿지로 넘어가는 효과음처럼 삽입한 ‘명탐정 코난’의 아이캐치 사운드 역시 놓치면 안 되는 포인트.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이팝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변화를 이룩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이렇듯 곡 전반적으로 전자음이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SF라거나 미래적인 분위기가 풍기지 않고 아픔을 숨기는 이들의 괴로움이 느껴지는 것은, 반복되는 슬픈 가사와 더불어 금방이라도 깨질듯한 보컬 덕일 것이다. 게다가 지금 내 곁에 없는 네게 가지 말라고, 당신이 부족하다고, 울지 말라고 주문처럼 외우는 가사는 어떤 상호적인 대화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말을 전할 수도 없고, 전하더라도 실제로 ‘너’가 그럴 수 없음을 알면서도 억지로 자기 자신을 세뇌하는 혼잣말처럼 들린다. 싸비 후반부의 ‘영원한 밤은 없어 / 찰나, 춘하추동이야’라는 가사는 모순적이면서도 그 단어 자체로 깊은 울림을 준다. 사계절은 얼마나 길고도 짧은 순간인가. 영원한 어두움은 없고 언젠가 새벽은 찾아오며 그런 매일매일은 삶의 찰나일뿐이다. 스토리 내에서 수많은 인연들을 잃고 또 끊어내고 찾아내는 이 이야기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부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확인하길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