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을 에는 찬바람이 얇은 아우터 위로 느껴지는 듯하다. 대단한 미사여구 없는, 솔직한 가사만으로 리스너에게 이만큼이나 마음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로는 독보적. 어느 때에는 훌륭한 비유법보다도 솔직함이 가장 큰 매력이 된다는 것을 체감하게 만든다. 날이 너무 좋아서 아껴 두었던 옷을 꺼내입고 무작정 네가 보고 싶어 달려간 밤이라니. 최근 다양한 문화예술 파트에서 ‘여름의 사랑’을 비추는 것과 달리 이 곡은 마치 독립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쌀쌀한 계절의 사랑을 그린다. 또, 해당 부분이 가사의 맨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에 수미상관 구조로 삽입되어 있어, 찬바람 하나만으로 함께한 그 계절을 떠올리고 착잡해하는 화자의 심경이 드러난다. 마지막 3절의 ‘그 겨울을 어떻게 잊나 / 그 여름을 어떻게 잊나’에서 ‘그 겨울을 어떻게 잊나 / 그 계절을 어떻게 잊나’로 이어지는 흐름은 내내 아무렇지 않은 듯 과거를 회상하던 화자의 감정이 순간적으로 크게 표출되는 지점이다. 다른 곡들의 에너지에 비하면 매우 잠잠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와 보컬만으로 이만큼의 다이내믹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칭찬해줄 만하다. 특히 그의 보컬 스펙트럼과 감정이 잘 드러난 곡이 바로 이 ‘환절기’가 아닐까. 다른 곡들에서 사용한 대담한 보컬이 아닌 조금 더 세심하고 여린 보이스로 부른 것이 환절기의 쓸쓸함을 잘 나타낸다. 담담한 진성과 부서질 듯한 반가성을 적절히 넘나들며, 어미를 속삭이듯 마무리 짓는 표현력에는 언제나 감탄하고 만다. ‘방백’, ‘졸업’ 등과 같이 지나간 추억 속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김여명을 따라갈 가수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