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폴라만이 낼 수 있는 사운드와 감성의 봄 앨범 ‘Spring to Spring’에서 가장 자주 듣게 되는 곡. 세션의 두께를 덜어내고 보컬을 입체적으로 사용해 단순히 봄뿐만 아니라 사계절 언제든 쓸쓸해지는 마음을 달래준다. 호피폴라의 다른 곡들이나 방송 경연곡들을 들어보면, ‘드럼 없는 밴드’, ‘첼로가 있는 밴드’라는 수식어를 넘어서고자 세션의 풍성함을 강조하거나 세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소랑’은 잔잔한 곡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세밀한 보컬 능력을 필두로 하며, 세션은 곡 초반과 말미의 첼로 솔로 파트에서 돋보이는 정도이다.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해 잔잔하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도, 투보컬의 장점을 극대화해 처음부터 끝까지 화음을 쌓아 이어간다. ‘매우 밝음’을 의미하는 ‘소랑’은 가사 속 ‘당신’을 뜻한다. 매우 밝은 ‘당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내겐 버겁고, ‘나’는 떠나간 당신이 희미해질 때까지 함께한 기쁨과 슬픔을 안고 있고자 한다. 하지만 가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차가웠던 공기 그리고 저 강물 소리 / 그때나 지금이나 내겐 버거운 당신’이다. 멤버 중 첼리스트 홍진호가 개인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자신이 살았던 독일을 그리워하며 쓴 글을 발췌한 것이다. 이렇듯 가사가 아티스트 본인의 삶과의 밀접한 연결성을 보일 때 리스너는 그 곡에 더욱 빠져들고 만다. (본인 이야기를 쓰는 것이 당연한 힙합 장르를 제하고서.) 그 점에서 ‘소랑’은 실존하는 누군가의 그리움을 소재로 그려낸 봄의 쓸쓸함이다. 큰 다이내믹 없이 곡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지 실험해보는 듯한, 일상의 비쥐엠 같은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