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가 온전히 홀로 표현해내는 여름은 어떤 모양일까. 어떤 소리일까. 팬심을 조금 담아 말하자면, 찍어낸 듯 완벽한 기타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서툰 보컬이 매력적이다. 스스로의 보컬이 다소 부족하다는 걸 알 것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목소리로만 채워냈다는 점에서 어떤 도전정신까지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음역대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유난히 더웠기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복잡미묘한 감정과 기억을 담은 곡’이라는 설명만 읽었을 땐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졌는데, 가사를 곱씹다 보면 결국 여름 내내 억지로 맞춰온 우리는 사실 각자일 때가 더 아름답다는 이야기이다. 제목이 ‘우리의 여름’인 것에 반하는 역설적인 내용인 셈이다. 이러한 ‘우리’의 역설은 브릿지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우리의 온도는 어울리지 않아 / 각자의 온도를 찾아 돌아가자 / 우리의 여름으로’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여름’은 사실 함께가 아니라 개개인의 여름인 것이다. 이 달콤하고 씁쓸한 진실을 마주한 후 이어지는 기타는 매우 섬세하게 감정선을 나타낸다. 드럼을 제외하고도 베이스와 피아노, 신스, 미디가 활용되긴 했지만, 기타 리프가 곡의 흐름을 죽 가져간다는 점에서 ‘기타리스트의 노래’라는 아이덴티티가 잘 살아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