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작을 ‘메이저 키로도 진부하지 않은 곡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는데, 결과적으로 alex는 그 목표를 완벽히 실현한 것 같다. 곡은 단순한 기타 리프와 미니멀한 리듬을 바탕으로 구성되며, 이러한 절제는 보컬과 가사에 감정의 중심을 실어준다. Turner의 창법은 과장되지 않고 나른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면의 정서는 곡이 진행될수록 강하게 응집된다 특히 ‘전 연인을 닮은 사람들에게 그녀의 이름을 불러도 되냐’고 묻는 서사는 처음에는 유머러스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반복되며 점점 더 슬프고 병적인 정조로 침잠해간다. 그 끝에서 화자는 전 연인의 여동생에게까지 감정을 투사하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이 곡이 주는 감정은 클라이맥스 없는 균일한 선율 위에 누적되며, 그 결과 청자는 폭발이 아닌 침전의 방식으로 곡에 빠져든다. 감정을 과잉으로 치닫지 않고 절제된 언어와 멜로디로 포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