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중 마이너, 마이너 중 메이저.’ 2010년대 중후반에, 데이식스는 그런 수식어를 달고 있던 밴드였다. ‘예뻤어’라는 유일무이한 대중픽 대표곡을 제외하고서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명곡들을 등에 업고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을 하는 밴드. 그러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발매해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어내더니, 군백기 이후 ‘Welcome to the show’로 최대 전성기를 맞았다. 모든 대학 축제에서 데이식스를 찾아댔고, 방송은 물론이거니와 개인 활동 역시 활발해졌다. 그리고 그 직후에 발매한 앨범이기 때문일까? 이 곡이 포함된 ‘Band Aid’는 데이식스를 오래 들어온 리스너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앨범이었다. 특히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는, 메시지를 제외하고는 주목할만한 부분이 없다고 느껴졌다. 기다려준 팬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단순 리스너들에게는 곁에서 응원해주는 존재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겨주는 가사는 누구에게나 먹히는, 좋은 소재이다. 하지만 이제 데이식스에게 그런 음악은 뻔하지 않은가. ‘힐링송’으로 성공을 맛보았기 때문에 비슷한 소재를 사용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weet Chaos’, ‘좋아합니다’, ‘Man in a movie’ 등 다양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섭렵해온 과거의 행적들을 그리워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더 도전해주길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밴드의 프라이드이기 때문에. 물론 ‘녹아내려요’가 아주 별로인 노래는 아니다. 의미 없는 영어 가사를 남발하는 싸비도 없고, 곡 자체의 구성이 말도 안 되거나 부실하지도 않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곡 퀄리티와 비교해보았을 때, 눈에 띄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리드 기타가 줄었기 때문에 라이브를 고려해서 적당한 곡을 내야하는 것도, 때문에 당연하게도 조금 더 쉬운 곡을 내야 했던 것도 이해한다. 그렇게 현실과 타협하는 일이 잦아질수록 곡의 퀄리티는 계속 이 곡 정도를 유지하게 된다는 사실이 아쉬운 것이다. 데이식스는 단순히 군백기를 버티고 ‘Welcome to the show’를 발매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꾸준히 노력하고, 이제야 그 빛을 보게 된 순간 사람들이 알게 된 숨겨진 명곡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충성도를 가진 충분한 리스너를 포획한 시점이니, 앞으로의 곡들은 조금 더 시간과 여유를 들여서 발매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