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해가 뜨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들이 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것만 같고, 내 인생에서 다시는 빛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날. 그런 날들이 올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곡이 이 ‘우린’이다. ‘희망이 떠오르면 절망은 저무니까 기쁨만 기억하고 살자’라고 말하는 이 곡은 내게 언제나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준다. 삶에 기쁨만, 희망만, 아침만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슬프고 절망적인 순간 역시 겪는 것이다. 하지만 제목의 ‘우린’이라는 제목이 곡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것을 통해, 우리만큼은 불행을 딛고 다시 일어나자고 결속한다. 이 흐름은 당시 그룹 자체에 있었던 이슈와 연결된다. 2021년 4월, 다섯 명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데이식스’ 앨범을 발매한 후 Jae는 재계약을 하지 않고 탈퇴했고 성진은 곧바로 입대했다. 남은 세 명의 멤버와 팬들은 사실상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팀 내의 불화의 문제가 아니라, 팀의 존속과 관련된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 멤버가 ‘이븐 오브 데이’ 유닛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낸 앨범에서 이 ‘우린’은 단순히 힘든 순간을 지나고 있는 리스너뿐만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놓인 팬들에게 ‘함께 이겨냄’을 부탁하는 메시지와 같은 것이다. 물론 가사를 포함해 곡 전체의 완성도 역시 훌륭하다. 물론 가사 쪽에 조금 더 힘이 실려 사랑받고 있지만, 위로의 가사와 달리 의외로 곡은 전체적으로 일렉트로닉한 사운드이다. 특히 기가 막힌다고 느낀 것은 당연 도입부. 별똥별이 반짝이는 듯한 미디 사운드와 함께 등장하는 원필의 부드러운 가성은 곡에 확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약간 허스키한 영케이의 보컬과 따뜻한 원필의 보컬 합은 이전 데이식스 노래에서부터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만, 확실히 보컬이 둘뿐인 상황에서 코러스까지 두 멤버가 모두 맡다 보니 곡의 조화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단순 보컬 합을 넘어 곡이 전개되며 브릿지 이후 3절 싸비로 넘어가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이전 싸비보다 훨씬 힘있는 보컬로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걸 들으면 내 속에 있는 응어리마저 풀어지고 정말 괜찮은 순간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처럼 가사와 보컬, 곡 자체의 완성도의 삼박자가 모두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 곡은 ‘고용불안정 시기’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