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절에서 끝나버린 노래. ‘안녕, 우리 그때가 마지막이었나.’라니.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이 첫 소절을 듣자마자 내가 이 곡을 좋아할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하현상’ 하면 떠오르는 대표곡 반열에는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불꽃놀이’나 ‘등대’, ‘바람이 되어’ 정도일까. 이 곡은 그런 곡들과는 정반대의 심상을 지닌다. 청춘의 어려움에 괴로워하고, 지난 사랑에 후회하고, 삶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절망하는 하현상이 아니다. ‘잠깐으로도 인생은 멋지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마법 같은 순간이 있다’라고 말할 줄 아는 하현상이다. 그 말대로, 노래는 전체적으로 밝고 활기차다. ‘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절 속의 내가 더는 없대도’ 나는 그때의 기억을 평생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듯한 노래는 마지막 브릿지에서 잠깐 숨을 죽였다가 한 키 높인 3절 싸비로 들어서며 눈앞에 형형색색의 컨페티가 터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지점은, 벌스 A 파트의 가사다. 이런 사랑스러운 멜로디에 아주 잘 부합한다고 할 수 없는, ‘~가’, ‘~나’ 형식의 문장 구조를 사용한 것. 기묘한 부조화 속에서, 정말 하현상답다고 할 수 있는 물음표로 끝나지 않는 듯한 이런 의문문은 듣는 이로 하여금 요원해 더이상 떠오르지 않던 지난날을 회상하게 한다. 또 하나 새로웠던 점은 2절 싸비 가사이다. ‘끝없이 쏟아지는 빗속을 헤메어도 괜찮을 만큼 사랑에 빠지기를’ 하현상의 사랑을 대충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다른 곡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마치 사랑에 빠진 바보 같은 가사이다.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시 돌아와서 이 곡의 첫 소절이 가장 좋다. 하현상의 곡 중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다시 그런 사랑을 하고, 그런 사랑을 했었다는 것만으로 마음의 충분을 가지고, 이런 노래를 또 써주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