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속에나 존재할 법한 여름의 이데아. TXT의 초기 곡들 특유의 몽환적인 사운드로 시작하는 도입부가 더운 여름에 내리쬐는 햇빛으로 몽롱해진 시야를 연상시킨다. 벌스까지 너무 빠르지 않도록 곡을 전개하다가 싸비에서는 리듬이 들어오며 완전히 청량한 소리를 내는 것이 다양한 여름의 풍경을 보여주는 듯하다. 여름과 소년, 그리고 사랑에 대한 곡. 가사는 어디 한 부분을 뽑을 수 없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요즘 문학’ 같은 비유로 가득 차 있다. 그나마 현실적인 부분은 ‘끝이 없는 기말고사’ 정도일까. 데뷔 당시 멤버들의 평균 나이가 만 17.4세였다는 것과, 보이그룹 팬덤의 평균 소비자 연령을 고려해보았을 때 양측 모두에게 적절한 가사로 느껴졌다. 하지만 언급한 것처럼 너무 이데아 속 여름에 집착한 듯, 전체적인 맥락을 제외하고 가사 한 줄 한 줄에 큰 의미가 없이 아련한 느낌만 담아낸 것이 아쉽다. ‘나’와 ‘너’가 함께한다면 어떤 계절이든 ‘우리의 여름’이다, 라는 메시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래서 여름이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청자로서는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 몽환적인 사운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멤버들의 보컬에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들어간 보정음이 가사 전달력을 낮추는데, 곡의 무드를 일정하게 가져가는 데에 있어서는 성공적이지만 곡에 비해 아티스트가 가려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오히려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들을 가릴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가사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여름에 듣기 딱 좋은 무드의 곡이라는 점에서는 만점이지만, 정말 이 곡의 음악적 가치에 있어서는 좋은 평을 내리기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