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만이 할 수 있는 여름의 사랑 노래가 아닐까. 빈티지함과 동시에 러프함이 느껴지는 일렉이지만 결코 조악하지 않다. 게다가 설의 ‘치트키’나 마찬가지인 설호승의 밀도 있는 보컬은 빛난다. 그 둘이 함께 시작하는 도입부는 단번에 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우연히 듣게 되더라도 곡의 끝까지 듣게 된다. 2절 벌스에서는 리듬 기타로만 이끌어간 1절 벌스와 달리 드럼, 리듬 기타, 리드 기타가 들어오는데, 특히 리드 기타의 깔끔한 사운드가 귀에 들어온다. 멜로디 자체에서 부족한 다이내믹을 인스트를 통해 채워내 밸런스가 훌륭한 곡. 짝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드라이플라워에 비유한 가사 역시 재치 있다. 1절과 2절 싸비에서는 당신을 기다리다가 다 마를지언정 시들어 못 볼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 싸비에서는 결국 거절당한 내 마음이 사실 이미 시들었기 때문에 말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 지점에서 앨범명인 ‘I know’와의 연결성이 생기는 것도 포인트. 거절당할 것을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며 꽃을 건네는 용기와 그 이후의 공허함. 이미 말라버렸지만 ‘꽃’이라는 클래식한 물성을 활용해 비유했다는 점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