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다소 제정신으로 듣기 어려운 곡... 해당 앨범 내에서는 사실상 타이틀곡 ‘안녕 잘 가’보다 훨씬 높은 인지도를 보인다. 곡에 얽힌 원필 개인의 사연과 별개로 과하게 ‘좋은 곡’으로 뽑힌 덕. 현재는 원필을 비롯한 아이돌뿐만이 아니라 운동 선수, 또는 배우나 오디션 참가자 등 다양한 업계의 사람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팬 에딧’에서 자주 쓰일 정도이다. 단순히 행운을 빌어 달라는 말을 넘어서, 가사 자체에서 느껴지는 간절한 바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최근 느낌 좋은 단어로 자주 사용되는 ‘행운’이라는 워딩에서 오는 희망과 나아갈 자신, 그리고 응원을 담아 듣고 또 활용하겠지만 이 곡에는 얽힌 사연이 있다. 해당 앨범에는 원필의 군 입대 직전 마지막으로 발매한 곡들이 실렸다. 특히 이 ‘행운을 빌어 줘’는 원필이 입대 후 다시 돌아올 때까지의 자신의 길을 팬들에게 맡기며 ‘행운’을 부탁하는 곡. ‘기나긴 모험’, ‘출발선’ 등 시작을 알리는 표현들은 입대를 앞둔 원필의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웃트로 마지막에 흩어지듯 울리는 ‘다녀오겠습니다’라는 가사가 그 마음을 완전히 대변한다. 다만 입대를 넘어 멤버의 탈퇴와 그 이후 팀의 존속에 대한 위기와 훌륭하지 않은 음원 성적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었던 것. 게다가 코로나가 찾아왔다. ‘함성 금지’라는 조건을 내걸고 시작한 원필의 솔로 콘서트에서 나는 클래퍼를 흔들고 있었다. 멤버들 없이 처음으로 진행하는 입대 전 솔로 콘서트에서, 원필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부르면서도 울었고 ‘행운을 빌어 줘’를 부르면서도 울었지만 우리는 그 노래를 함께 불러줄 수도 없었다. 그저 그 부질없는 클래퍼를 흔들며 무대에 홀로 서서 우는 원필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원필이 군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이 곡이 붐업되며 여러 사람들을 응원하는 데에 쓰이는 것을 보며 나는 원필을 가장 응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데이식스의 모든 멤버가 제대하고, 이어 발매한 곡들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에 따라 커진 공연장에서 원필은 울지 않고 혼자서도 씩씩하게 이 곡을 완창했다. 이번엔 나는 아주 큰 소리로 아주 멀리서 또 한 번 행운을 빌어줬었다. 이제 더 이상 공연을 보러 가진 않지만, 여전히 이 곡을 들으면 그 누구보다도 원필의 행운을 빌게 된다. 물론 이런 사견을 제외하고서라도 이 곡이 이만큼이나 인지도를 얻게 된 데에는 곡 자체의 퀄리티도 한몫한다. 밴드 사운드와 더불어 전자음이 인트로와 아웃트로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마치 과거 세대의 포켓몬 게임에서 모험을 시작할 때를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화자는 스스로의 앞길이 순탄하지 않음을 알고 있다. 때문에 싸비의 가사는 마냥 희망적이지 않고, 앞으로의 몇 번의 희망, 절망, 차가웃 웃음과 기쁨의 눈물이 있을 것을 예견한다. 이 때문에 듣는 이가 빌어주는 행운이 필요한 것. 그리고 다시 내게 행운을 빌어주는 사람들의 앞에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을 견디고 ‘더 나은 내’가 되어 있겠다고 다짐한다. 이 때문에 타지로 떠나거나,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많은 이들이 이 곡에 공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